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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cm

조깅을하는소녀 2009. 1. 11. 22:31



항상은 아니지만..
왜 시간은 때때로, 아니 혹은 대게.. 서로에게 다르게 흘러가는걸까?
동시에 흘러갈때도 있겠지만..

갑자기 속상해지고 울컥해진다..

내가 원한것도 아니고 내가 의도한 것도 아닌데
왜.. 왜 하필 이렇게 그렇게..
싫다 참..

"초속 5센티미터래"
" 뭐가 ?"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cm래"

그렇게 언젠가 다시 함께 벚꽃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나도 그도 아무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 시간은 다르게 흘러갔을까
동시에 흘러갔던 시간도 있었겠지만..


단지, 생활을 하고 있는 것 뿐...
슬픔은 여기저기 쌓인다
햇빛에 바랜 시트에도
세면장의 칫솔에도
휴대전화의 이력에도

'당신을 지금도 좋아합니다'라고 3년간 사귀었던 여자는 그렇게 메일에 썼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분명

1000번이나 메일을 주고받았지만

아마, 마음은 1cm정도밖에 가까워지지 않았습니다.라고.


통속과 신파 그리고 더 통속과 신파인것은
내가 이런 애니를 보고 그 통속과 신파의 주인공이 또 되어있다는 사실

나 자신이 부끄럽다.

혼란스럽다.

뭐가 맞고 뭐가 아닌지

얼마나 반성하고 얼마나 나를 다스리고 얼마나 내가 성장해야
상대방을 바라볼수 있고 바라보아도 괜찮을 때가 올 수 있는지..

분명 나도 고쳐야 할 점도 많다..
그리고 정말 뭐가 맞는지 도통 모르겠다.


다음사람에게라는 조건 조차도 사실은 조금 역겹고..부끄럽다.


우상숭배?

이건 또 뭐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건지..


우리 앞에는 아직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인생과 기나긴 시간이 가로 놓여 있었다 ..


서로에게 시간이 달리 지속된다는말은 일면 분명 맞는말일 것이다.
오늘의 나 지금 순간의 내가 그렇듯
그에게도 그리고 다른 어떤이에게도
나에게도 모두 때때로 그렇게 시간은 지속되겠지?..

어찌됐든 시간은 흐르고..
변화의 기로에 서면
나는 또 그변화에 몸을 맡겨야 되는거일테고


가끔은 사는 것 자체가 참 피곤하다..

한 1년만 자고 일어나면 좋겠다..




이 시점 분명히 드는 생각은... 다시 0이 되는 순간을 내 스스로 만들고 그 시간을 온전히 지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
그래서 더 노력해야지..






빛바래져가는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한번씩 찾아오는 슬픔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느끼고 관조하는 것 밖에는 없는걸까?..

아마 그런것 같다..


갑자기 신의 존재도 의문스럽고..
나의 존재는.. 피곤해진다.

-
그날로, 몇 개의 태풍이 지났을까..
그럴 때 마다 섬은 조금씩 시원해 졌다
상승기류를 흔드는 바람이 희미하게 냉기를 배어
하늘이 아주 조금 높아지고
구름이 윤곽이 상냥해져서
스쿠터에 타는 동급생들이
얇은 점퍼를 걸칠 정도가 되었다

내가 반년만에 파도위에 섰던 건

아직 여름이 희미하게 남은

그런 10월의 중간쯤 이었다
-

나는 그런 희미하게 남은 여름 속 10월에
여전히 태풍 속을 그렇게 걸었던 것 같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튼 .. 24살이라니 미친..........


감수성의 메마름은 무섭다.
이렇게 작품 속에 몰입된다는 것은
참 놀라우면서 신기하면서
나이가 더 들어서 이런게 불가능해진다면 너무 속상하고 슬픈 일일 것이다.


말이 많아진다..그런날이다..


아직 옳고 그름을 모르겠고 매일이 폭풍과 고요함의 반복이다..


어쩔수 없나보다.현실은 현실이니..


이렇게 또 흘러가는 구나


또 서로에게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겠지..


같이 흘러갔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고..
 
우린 그동안 얼마나 가까워졌었을까?



그리고 다음사람과는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거지?...

미지수다.